“진정한 발견의 항해 속에서 여행할 수 있는 기회였다.” 56
NEVER STOP DISCOVERING 해안가 자갈길을 잠시 달리고 있는 디스커버리. 차에서 내려서는 슬라이브 라이악의 절벽을 정복하는 것이 하이라이트. 특히 지칠 줄 모르는 어린 이슬라에게는 비록 근사한 식당들과 잠 잘 오는 부티크 호텔들이 도네갈에 지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딸들의 주요 관심사에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리는 짐작했다. 우리가 원한 건, 땅으로 내려가 더러워지고 햇빛에 타고 소금기와 모래에 짓눌리는 것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야생의 자연 곳곳을 속속들이 파고들 수 있도록 일정을 짰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그리고 우리 자신의 실력 모두를 요하는 터프한 쇼, 진짜 파도타기 같은 것으로. 어린이보다 더 훌륭한 탐험가는 없다는 것이 나의 일관된 주장이었고, 우리에게는 차량 뒷좌석에서 날뛰며 자기들 주위의 풍경에 뛰어들지 못해 안달인 두 명의 어린이가 있었다. 도네갈은 군 전체는 어떤 나이 때의 사람에게도 근사한 놀이터다. 4,861 km²의 면적, 16만의 인구. 곡창지대로 쓰일 수 있는 거대한 땅은 호수, 고대 이탄층의 늪지, 숲, 산 같은 야생지가 되어 있다. 어디서부터 언덕이 끝나고 산이 시작되는지 확신이 안 서지만, 이곳의 두 주요 산맥, 데리빅과 블루 스택에 무엇이 부족한지는 알겠다. 이 산맥들은 웅장함을 취하고 다른 것을 포기한 것이다. 그러나 내 몸은 그 날을 소금물로 세례를 주고 싶어 근질근질했고, 우리는 그래서 초콜릿 상자처럼 예쁜 항구인 포트나블릭(Portnablagh) 으로 달려가 바닷속에 발가락을 담궜다. 도네갈 전체에서 발견한 한 가지 특징. 바로 해변까지 곧장 드라이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래사장 위를 달리는 디스커버리의 안정감을 음미하며 나는 속으로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분명 성수기에는 자동차들이 매일같이 조수가 뒤바뀌는 순간 자기들도 모르게 양서류처럼 뛰게 되는데, 그래서일까, 더 높은 지면으로 성급히 퇴각하지 않아도 됨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 자체가 왠지 근사했다. 이 순간은 랜드로버 액티비티 키를 사용해볼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부끄럽게도 이것을 여행 출발 직전 조수석 사물함에서 발견했다. 곱절로 당혹스러웠던 건, 내가 지난 6개월 간 서핑을 하거나 다이빙을 하러 갈 때마다 풀숲에 메인 키를 숨겨놓곤 했다는 것. 손목 밴드에 연결해서 늘 소지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법. 나는 밴드를 부팅시켰고 곧이어 윙 하는 중앙 잠금 소리를 듣고는 안심했다. 그러고는 이미 얕은 물가에서 소리 지르고 물장난을 하며, 자기들 쪽으로 달려드는 수정처럼 맑은 파도에 뛰어들고 있는 아이들에게 합류했다. 우리는 카약을 타고 바다 한 가운데, 아치가 있는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이 지역 인어들의 집이라는 장소다. (그렇게 나는 이슬라와 몰리에게 힘주어 말해주었다.) 아치 바위까지는 해안에서 조금만 저으면 도착할 수 있는데, 햇빛이 수면에 반짝거리고 속삭이는 듯한 메아리가 들리는 별세계다. 카약 안에서 내 무릎 사이에 앉아 있던 몰리가 확신어린 어조로 말했다. 자기는 물고기를 잡고 있는 인어를 본 적 있다고, 그리고 아빠는 본 적이 없는데 그건 “어른이 아닌 어린 여자아이들 눈에만 인어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우리 둘 모두에게 그럴 듯한 말이었다. 저녁이 되자 우리는 그날의 기억과 따스한 석양빛을 가슴에 안고 우리의 하룻밤 숙소로 향했다. 우리가 아주 어렸을때 혹은 51세의 남자에게 숙소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자. 우리가 선택한 숙소는 다름 아닌 등대였다. 어디에나 있는 낡아빠진 등대가 아니다. 파이나드(Fanad) 등대가 지어진 건 1817년으로, 파이나드 반도 위에 22미터 높이로 서 있다. 높이로 보면 특별히 인상적인 것 같지는 않지만, 타워 꼭대기까지 79개의 계단을 오르다 보면, 1센티미터 하나 하나의 의미를 감지하게 된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광경은 너무나 장대했고, 너무 어처구니없이, 지나치게 아름다웠고, 놀란 아이들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주의! 계속 막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등대의 숙소는 나이든 등대지기의 오두막으로, 벽면에는 등대의 역사가 사진에 담겨 걸려 있었다. 침대 저 아래쪽 바다에서 들려오는 타악기 같은 파도소리에 우리는 잠에 빠져든다. 우리의 다음 활동은, 해변에서 승마하기. 두 꼬마 여자애의 꿈과 소망을 반영하여 이 일정을 짰다는 핑계거리는 포기할 때인 것 같다. 다른 일정도 그렇지만, 이 일정에도 어느 덩치 큰 중년 남자의 버킷 리스트적 요소가 있을 테니. 우리는 툴라그 베이 승마 센터(Tullagh Bay Equestrian Centre) 소속 스태프들과 함께 이날 하루를 보냈다. 궁극의 인내심을 보이며 이들은 하늘 아래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우리 가족 전부가 툴라그 비치 모래언덕 아래를 말을 탄 채 걸어가도록 도와주었다. 몰리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덩치 작은 조랑말을 탔다. 아이의 눈은 57
ISSUE 37 KOREA EDITION 킹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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